
국민연금을 받으면서 일을 하면 연금이 깎이던 기준이 대폭 완화된다. 보건복지부는 노령연금 감액 소득 기준을 상향하는 개정 국민연금법을 17일부터 본격 시행한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은 1988년 도입 당시부터 일정 소득 이상의 수급자에게는 연금을 깎아서 지급해 왔다. 노후 소득 보장과 기금 재정 안정 사이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장치였다.
그러나 기대수명이 늘어나면서 의료비·생활비 부담이 커졌고, 은퇴 후에도 경제활동을 이어가려는 어르신들이 빠르게 늘었다. "열심히 일하면 오히려 연금이 줄어든다"는 역설적인 상황이 근로 의욕을 꺾는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정부는 해당 내용을 국정과제에 포함하고, 제도 도입 이래 처음으로 감액 소득 기준을 손질했다.
개정법의 핵심은 노령연금이 감액되는 소득 기준을 월 319만 3511원에서 519만 3511원으로 200만 원 올린 것이다.
기존에는 국민연금 전체 가입자의 3년 평균 소득월액(A값·올해 기준 약 319만 원)을 초과하는 소득이 있으면 연금이 최대 15만 원까지 감액됐다. 앞으로는 A값에 200만 원을 더한 금액을 넘어야 감액이 적용된다.

기존 5개 감액 구간 가운데 소득이 상대적으로 낮은 1구간(A값 초과~A값+100만 원 미만)과 2구간(A값+100만 원 이상~A값+200만 원 미만)이 폐지되는 것이다.
제도 개선의 혜택은 올해뿐 아니라 지난해 소득에도 소급 적용된다.
2025년 A값은 308만 9062원이었다. 따라서 지난해 소득이 308만 9062원 초과~508만 9062원 미만이었던 수급자는 이미 연금을 깎여 받고 있었더라도 감액분 전액을 환급받을 수 있다.
환급은 별도 신청이 필요 없다. 국민연금공단이 국세청 확정 과세자료를 받아 7월 말부터 자동으로 진행한다. 직접 과세자료를 공단에 제출해도 환급이 가능하다.
2025년도 소득 환급 대상자는 약 10만 명, 총 환급 규모는 약 445억 원에 달한다. 1인당 평균 약 60만 원(12개월분 기준)을 돌려받는 셈이다. 2026년도 소득에 대해서는 이미 1월부터 상향된 기준이 적용돼 감액이 중단된 상태다. 현재 신고 소득이 월 519만 3511원 미만이라면 연금 전액을 받고 있다는 뜻이다.
이는 "먼저 깎고 나중에 환급"하는 방식 대신, 처음부터 온전한 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선제적 조치다.
2026년 5월 누계 기준, 이미 감액이 중단된 수급자는 전체 13만 6000명의 66.4%인 약 9만 명이다. 이들은 제도 개선으로 총 195억 원, 1인당 월평균 5만 원을 더 수령했다.
이번 개정으로 감액 대상에서 제외된 수급자는 부양가족연금액도 새로 받을 수 있게 됐다.
2025년도에 부양가족이 있었다면 감액분 환급 시 부양가족연금액도 자동으로 함께 지급된다. 지난해 기준 부양가족연금은 배우자 월 2만 5020원, 부모·자녀는 월 1만 6680원이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노령연금이 줄어들 걱정 없이 어르신들이 스스로 노후를 준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며 "앞으로도 국민연금이 안정적 노후를 위한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제도를 지속적으로 정비하고 보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