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과 경북의 아파트값 격차가 여실히 드러났다. 서울에서 '상위 1% 아파트'로 분류되려면 최소 46억4,998만 원은 있어야 하지만, 경북은 5억6,000만 원만 있어도 상위 1%에 들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지역의 차이는 8배가 넘는다.
올해 상반기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를 가격순으로 줄 세웠을 때, 상위 1%에 들려면 최소 46억4,998만 원짜리 아파트를 사야 한다는 뜻이다. 실제 서울 상위 1% 아파트의 평균 거래가는 이보다도 높은 63억590만 원이었다. 20일 부동산 플랫폼 직방이 전국 아파트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다.
서울 다음으로는 경기(18억5,000만 원), 대구(15억8,000만 원), 부산(15억2,500만 원) 순이었다. 각 지역 상위 1%의 평균 거래가는 경기 22억3,468만 원, 대구 19억475만 원, 부산 21억8,960만 원이었다.
비수도권으로 갈수록 상위 1% 진입 기준은 뚜렷하게 낮아졌다. 세종은 12억8,000만 원, 대전과 인천은 11억 원대였다. 이어 울산은 10억 원대, 제주와 충북은 9억 원대, 경남은 8억 원대, 광주·전북·충남은 7억 원대 순이었다. 강원은 6억800만 원이었고, 가장 낮은 경북은 5억6,000만 원에 그쳤다.
가격 격차는 다른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KB부동산 데이터허브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의 '5분위 배율'은 13.5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5분위 배율은 전체 아파트를 가격순으로 5등분한 뒤, 가장 비싼 상위 20%(5분위)의 평균 가격을 가장 싼 하위 20%(1분위)의 평균 가격으로 나눈 값이다. 배율이 13.5라는 건 비싼 아파트 한 채 값으로 저렴한 아파트를 13.5채나 살 수 있다는 의미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실 랩장은 "수도권은 기존의 유명 고가 단지뿐 아니라 새로 거래되는 단지까지 높은 가격에 팔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경기에서는 성남시 분당구, 화성시 동탄구 등 상위 1%에 해당하는 지역이 점점 넓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비수도권에 대해서는 "부산·대구 등 일부 지역에서 비교적 높은 가격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지만, 이는 각 지역을 대표하는 몇몇 단지에 한정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부동산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 차원의 국토균형발전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부동산 양극화를 풀려면 먼저 수도권 과밀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공기관 지방 이전 같은 국토균형발전 정책을 꾸준히 추진하면서, 동시에 지역 기반 산업을 키워 지역 간 소득 격차도 함께 줄여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