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집값을 잡기 위한 추가 대책을 예고하며 시장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지만, 정작 투자자와 실수요자의 발걸음은 대규모 개발 호재를 품은 지역으로 향하고 있다. 교통망 확충이나 산업단지 조성, 대기업의 대규모 투자 소식은 인구 유입과 상권 활성화로 이어져 장기적인 부동산 가치 상승을 담보하는 요인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반도체 훈풍 탄 경기 남부, 대기업 투자에 술렁이는 지방
가장 뚜렷한 사례는 경기 남부다. 인공지능(AI) 산업이 성장하며 반도체 업황이 살아나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에 근무하는 직장인들의 주거 수요가 늘었다. 이는 직장과 가까운 경기 남부 지역의 집값을 밀어 올리는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월 행정구역 개편을 통해 새롭게 분구된 화성시 동탄구는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였다. 한국부동산원 집계 결과, 동탄구의 6월 넷째 주까지 아파트 매매가격 누적 상승률은 11.38%에 달해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대기업의 투자 발표만으로 분위기가 반전된 지역도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전북 군산시의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12월만 해도 39건에 그쳤다. 그러나 현대차그룹이 새만금에 9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발표한 직후인 올해 2월 거래량은 281건으로 급증했고, 3월에는 457건까지 치솟았다. 이후에도 매달 200건이 넘는 거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이 기간 미분양 물량 역시 지난해 12월 713가구에서 올해 4월 460가구로 눈에 띄게 줄었다.
업계에서는 대규모 개발사업이 단순히 도로나 철도 같은 기반시설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 경제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부동산 가치까지 밀어 올리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한다. 다만 같은 지역이라도 입지에 따라 수혜 정도가 다를 수 있어, 사업 진행 상황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개발 기대감 업은 하반기 분양 단지들 잇달아 출격
이러한 기대감을 등에 업고 하반기에는 개발 호재를 앞세운 신규 분양 물량이 줄줄이 시장에 나올 예정이다.
포스코이앤씨는 이달 부산 남구 문현동에서 '더샵 트리센트'를 분양한다. 지하 4층~지상 35층, 6개 동, 총 803가구 규모로 이 중 156가구가 일반에 공급된다.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확장과 북항 재개발 2단계 사업이 예정돼 있어 주거환경 개선 기대감이 크다.
동부건설은 경남 거제시 상동동에 총 1307가구 규모의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거제'를 선보인다. 남북내륙철도와 가덕도신공항, 거제~통영 고속도로 연장 등 광역 교통망 확충의 수혜가 예상된다.
계룡건설 컨소시엄은 8월 평택 고덕국제신도시에서 '엘리프 고덕 센트럴하이'를 분양할 계획이다. 총 996가구 규모로 BRT와 국제학교, 행정타운 조성 등이 예정돼 있다.
광주에서는 챔피언스시티복합개발PFV가 9월 '챔피언스시티 1차'를 내놓는다. 옛 전방·일신방직 부지를 개발하는 대형 프로젝트로 총 3216가구에 달한다. 전남·광주 통합특별시 추진과 반도체 메가프로젝트 등도 기대 요인으로 꼽힌다.
일신건영은 경기 이천시 갈산동에서 '이천 휴먼빌 클래스원'을 분양 중이다.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와 가깝고, 2030년 개교 예정인 이천과학고를 비롯해 GTX-D 노선, 동탄~부발선 등 교통 개발 계획도 추진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개발사업은 인구 유입과 일자리 창출로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부동산 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경우가 많다"면서도 "개발 계획의 실현 가능성과 진행 속도, 단지별 입지 차이 등은 반드시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