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민석 신임 대표를 맞은 더불어민주당이 부동산 입법 '속도전'에 나서며, 20일 본회의에 부의된 '용산공원조성 특별법 개정안'(용산공원특별법)이 도심 마지막 녹지를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18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번 본회의에는 용산공원특별법을 비롯해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공공주택 특별법, 학교용지 복합개발 특별법 등이 오른다. 대부분 지난해 9·7 공급대책 후속 법안이지만, 유독 용산공원특별법은 주택 공급과의 연관성이 옅다는 점에서 우려를 사고 있다.
해방 이후 미군기지로 쓰이던 용산 부지를 시민 공원으로 조성하자는 취지로 2007년 노무현 정부에서 제정된 이 특별법은 애초부터 공원 외 용도 변경을 허용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 개정안은 하나의 계획으로만 추진돼야 할 용산공원 조성 계획을 '필요한 경우 지구 일부에 대한 별도 조성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고 규정(제14조)하고, 복합시설조성지구의 녹지 기준을 완화하는 조문(제25조2)까지 담고 있다. 시민 공원으로서의 원칙을 흔들 수 있는 조항들이 슬며시 끼어든 셈이다.
이런 우려는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14일 서울시 공급 부족 문제와 관련해 "용산어린이정원이라고 하면 좁은 개념이고 용산공원 전체를 고민하고 있다"고 발언하면서 더욱 확산됐다. 시민들이 20년 가까이 공원화를 기다려온 부지 전체를 주택 공급 대상지로 검토하겠다는 신호로 읽히기 때문이다.
서울시와 국민의힘은 즉각 반발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서 "용산공원을 훼손하는 일만큼은 충분한 사회적 논의와 국민적 공감대 없이 추진돼선 안 된다"며 "추가 공급을 위해 미래세대 몫의 녹지를 훼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서울의 전체 공원 면적은 충분해 보일 수 있으나, 시민이 실제 일상에서 이용할 수 있는 도보생활권 공원 면적은 1인당 5.7㎡에 불과하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지역구가 용산인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도 오 시장을 만나 "무작정 용산공원을 해체하고 아파트를 때려 넣겠다는 생각은 군사정부에서도 안 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정부와 서울시 간 입장 차가 뚜렷한 가운데, 20일로 예정된 김 장관과 오 시장의 만남이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본회의를 하루 앞둔 19일 여당과 국토부의 당정 협의에서 이 법안이 다뤄질 경우, 충분한 사회적 논의 없이 법 통과가 먼저 이뤄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민 공원으로 지켜온 부지를 두고 절차적 정당성보다 '속도'가 앞서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