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동안 관심 밖에 머물렀던 국토 최외곽 먼섬들이 대대적인 개발 국면을 맞는다. 정부가 국토 끝자락에 위치한 외딴 섬 43곳을 대상으로 안전·생활 인프라부터 교통·관광 기반까지 전면적으로 확충하는 종합발전계획을 확정했다.
행정안전부는 2026년부터 2030년까지 5년간 국토외곽 먼섬의 주민 정주 여건을 개선하는 ‘제1차 국토외곽 먼섬 종합발전계획’을 수립·확정했다고 8일 밝혔다. 사람이 거주하는 최외곽 섬 43곳을 대상으로 수립된 첫 국가계획으로, 그간 개발에서 소외됐던 외곽 지역에 정부 차원의 대규모 투자가 본격화되는 셈이다.
총사업비는 1조 942억 원 규모다. 5년간 138개 사업이 외곽 섬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추진된다. 계획은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행정안전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섬발전심의위원회’ 심의·의결을 통해 확정됐으며, 국토부 등 11개 부처 차관이 위원으로 참여해 범정부 차원의 외곽 개발 드라이브를 예고했다.
국토주권 지키는 마지노선, 먼섬 개발
정부가 국토 끝단인 먼섬 개발에 힘을 쏟는 이유는 단순한 지역 균형발전 차원을 넘어선다. 먼섬에 주민이 지속적으로 거주하는 것 자체가 국토의 지배권을 강화하고 군사적·경제적 가치를 지키는 핵심 수단이기 때문이다. 유엔해양법협약 제121조에 따라 주민이 거주하는 섬은 200해리 배타적 경제수역과 대륙붕에 관한 권리를 확보하는 근거가 될 수 있어, 외곽 섬 개발은 곧 국토 수호 전략이기도 하다. 정부는 이런 중요성을 감안해 2025년 1월 ‘울릉도·흑산도 등 국토외곽 먼섬 지원 특별법’을 제정했고, 이번 계획은 그 후속 조치로 마련됐다.
개발의 초점은 외곽 지역 특유의 열악한 정주 환경을 근본적으로 뜯어고치는 데 맞춰졌다. 안보적 충돌이나 자연재해 발생 시 신속한 대피가 가능하도록 방파제를 보강하고 재해위험지구를 정비하며, 그동안 낙후됐던 LPG 배관망 구축, 상·하수 처리시설과 식수원 개발 등 기초 생활 기반시설도 대거 확충한다. 공공하수처리시설 확충과 소각시설 증설도 함께 추진돼 외곽 섬 주민들의 주거 환경이 도심 못지않게 개선될 전망이다.
교통 인프라 개발도 파격적이다. 백령도·흑산도·울릉도에 3대 공항이 건설되고 연도교 가설 사업도 함께 추진돼, 그동안 배편에 의존하던 외곽 섬 주민들의 교육·보건·의료 접근성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정부는 외곽 섬을 관광 거점으로도 키운다는 구상이다. 백령도·거문도·추자도 등에는 해안 둘레길과 공원·광장 등 휴양·체험형 기반시설이 조성돼, 그간 접근이 어려웠던 오지 섬들이 고부가가치 관광지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국토외곽 먼 섬의 교육·보건·의료 등 생활 필수 기반을 확충하고 관광 거점으로까지 육성해 주민들이 계속 거주하고 관광객들이 다시 찾고 싶은 지속가능한 섬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