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도권 3개 공공주택 공급기관이 공동으로 마련한 세미나에서 초고령화, 1인 가구 증가 등 사회 변화에 대응해 공공주택의 커뮤니티 기능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 경기주택도시공사(GH), 인천도시공사(iH) 등 수도권 공공주택 공급을 실질적으로 담당하는 기관들의 연구협의체가 공동 주관한 자리라는 점에서 이번 제언은 현장성과 공신력을 동시에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18일 오후 3시 을지로 페럼타워에서 열린 '2026 수도권공사 연구원협의체 공동세미나'는 SH·GH·iH 3개 공사 연구협의체와 한국주거서비스소사이어티가 공동 주관했다. 실제 공공주택을 공급하고 운영하는 기관들이 한자리에 모여 공동체 지원과 주거 서비스 역할을 논의한 자리다.
황상하 SH 대표는 이날 "우리 사회는 초고령화, 아이돌봄 공백, 1인 가구 고립화 등 여러 사회문제를 겪고 있다"며 "좋은 집을 짓고 공급하는 것을 넘어 입주민들이 함께 관계를 맺고 살아갈 수 있는 커뮤니티를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도권 공공주택 공급을 총괄하는 3개 공사는 장기전세주택, 청년안심주택, 영구임대주택, 매입임대주택 등을 운영하며 축적한 현장 데이터를 바탕으로 공공주택이 지역 돌봄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커뮤니티 공간으로 확장돼야 한다는 논의를 이어왔다.
SH·iH 통계로 뒷받침된 '초고령화 대응' 제언
특히 SH가 자체 보유한 통계는 이번 제언에 실증적 근거를 더했다. 김영국 SH 도시연구책임연구원에 따르면 SH 공공임대 주택의 고령자는 9만6242명으로 전체의 65%에 달하며, 이 중 32.2%인 3만1000여 명은 추후 돌봄이 필요한 대상으로 나타났다. 이를 근거로 김 연구원은 "고령친화 주거 모델을 재정의해야 한다"며 시니어 커뮤니티 시설 재편, 건강관리 및 돌봄 서비스 제공, 케어매니저 등 전문인력 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SH 차원에서 독립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지자체들과의 협력 체계가 구축돼야 한다"며 "기존 주거복지 사업과의 통합 등을 통해 체계를 점진적으로 구축해나가야 한다"고 현실적인 과제도 짚었다.
인천 지역 공공주택 공급을 담당하는 iH의 전망도 무게를 더했다. 박석규 iH 도시연구원 팀장은 "2027년 인천시도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할 것"이라며 "나아가 2050년에는 인천 고령 인구 비율이 38.5%에 다다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저출생에 따른 인구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서 지방공사(iH)와 지방정부(인천광역시), 중앙정부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iH 차원에서는 주택 공급기관에서 주거 기반 인구정책 플랫폼으로 도약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공공기관 발제에 이어 학계의 전문성도 논의에 힘을 보탰다. 김영욱 세종대 건축학과 교수는 "주거 단지를 계획할 때 단순히 시설의 기능 분리와 차량 중심의 동선만을 고려하는 경향이 있다"며 "사람들이 실제로 오가는 커뮤니티를 만들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보행 동선과 공간 간 연결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수도권 3개 공공주택 공급기관과 학계가 함께 내놓은 이번 제언은 향후 공공주택 정책 방향을 가늠하는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