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23일 전국 농지 전수조사와 관련해 투기성 위반과 농촌 현장의 관행적 위반을 구분해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송 장관은 이날 오전 민주당TV에 출연해 "투기를 가려내려는 것이지 현장에서의 문제를 드러내려는 게 아니다"라며 조사에 대한 농민들의 불안감을 낮추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조사라는 말이 주는 두려움이 있는 것 같다"며 "걱정을 줄이려면 예측 가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식품부는 지난 5월 18일부터 전국 농지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진행 중이다. 7월 말까지 행정정보를 대조한 1차 조사 결과, 조사 대상 136만㏊ 가운데 약 30만㏊(27%)가 농지법 위반 의심 대상으로 분류됐다.
다만 송 장관은 이 수치가 곧바로 위반 확정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의심이 된다는 것이지 위반이라고 확정된 것이 아니다"라며 현재 조사원들이 현장을 직접 확인하는 심층조사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처분 통지가 내려진 사례는 없으며, 실제 처분 절차는 내년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투기성 위반은 엄정 대응, 경미한 위반은 정상화
농식품부는 이번 조사를 통해 드러난 위반 유형을 성격에 따라 차등 대응할 방침이다. 정부가 엄정 대응 대상으로 꼽은 투기 유형은 △농지취득자격증명을 거짓으로 발급받아 농사를 짓지 않거나 임대하는 경우 △농업법인이 농업 대신 부동산업을 영위하는 경우 △경매 등을 통해 다수가 지분을 취득한 뒤 농지를 방치하거나 임대하는 경우 등이다.
반면 농업용 창고나 가공시설처럼 농촌 현장에서 관행적으로 발생해온 경미한 위반에 대해서는 일률적인 처벌 대신 사후 추인과 제도 개선을 통해 정상화한다는 계획이다.
송 장관은 이번 전수조사를 낡은 농지 제도를 손질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30년 전에 도입된 농지법이 지금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며 "이번 조사를 통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시대에 맞지 않는 농지제도를 개선하는 기회로 삼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송 장관은 추석 물가와 관련해 "9년 만에 추석 물가가 낮아졌고 지난해와 비교하면 2.3% 떨어졌다"며, 추석 성수품을 평시 대비 1.6배 수준으로 공급하고 국내산 농축산물 전체를 대상으로 한 할인 지원을 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