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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정비조합장들 "구역 지정 권한 자치구 이양 중단하라"
  • 편집국
  • 등록 2026-10-13 16:3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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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역 정비사업 조합장들이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는 정비구역 지정 권한의 자치구 이양에 반발 목소리를 냈다.


서울지역 65개 정비구역의 조합장과 추진위원장으로 구성된 사단법인 서울시정비사업연합회(서정연)는 13일 서울시청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00가구 미만 정비구역 지정 권한의 자치구 이양 추진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연합회는 정부와 국회에 권한 이양 방안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추진위원회 승인부터 관리처분인가까지 단계별 처리기한을 명확히 하고, 이를 지키게 할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라고 했다. 서울시에는 신속통합기획 등 사업 기간 단축을 위한 절차 개선과 규제 완화를 요청했다. 또 제도를 바꿀 때 조합과 추진위원회 등 현장 당사자의 의견을 공식적으로 수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합들은 권한 이양이 속도를 높이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시가 신속통합기획을 도입한 뒤 정비구역 지정 기간은 5년 이상에서 2년 안팎으로 줄었다. 하지만 실제 지연은 추진위 승인, 조합설립인가, 사업시행계획인가, 관리처분계획인가 등 자치구가 맡는 후속 절차에서 생긴다는 것이다.


김준용 서정연 이사장은 이날 "정비사업의 속도는 권한을 나누는 데서 나오지 않는다"며 "현장의 병목을 정확히 진단하고 일관된 기준과 책임 있는 행정이 뒷받침될 때 비로소 빨라진다"고 말했다.


현장 사례도 나왔다. 창신동 정비사업 관계자는 사업시행자 지정에 필요한 법정 동의율 75%를 넘겨 지난 6월 구청에 신청서를 냈지만 아직 지정 고시가 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통상 30~60일 걸리는 절차가 구청장 교체 이후 지연되면서 사업이 정체됐다"고 말했다.


연합회는 구역 쪼개기 가능성도 제기했다. 김 이사장은 "권한이 25개 구로 나뉘면 인접 구역 간 계획이 따로 움직이고, 500가구 기준선이 반대 민원이나 인허가권자의 편의에 따라 큰 구역을 쪼개는 유인이 된다"고 했다. 이어 "구역이 작아지면 공원·도로·주민편의시설을 확보하기 어렵고 사업성이 나빠져 피해는 조합원과 입주민에게 돌아간다"고 지적했다.


통합심의의 전문성 부족도 문제로 꼽았다. 현재 서울시 통합심의에는 건축·경관·교통·환경 등 분야별 전문위원 약 30명이 참여한다. 25개 자치구가 이를 각자 운영하려면 수백 명의 전문인력이 필요한데, 경험을 갖춘 인력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는 우려다. 김 이사장은 "같은 서울에서도 자치구에 따라 기준과 속도가 달라지는 불공정이 생길 것"이라며 "소수의 반대 민원이나 선거 주기에 사업이 좌우될 위험도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번 갈등은 정부와 여당이 소규모 정비사업의 인허가 절차를 줄이기 위해 정비구역 지정과 통합심의 등 서울시 권한 일부를 구청장에게 넘기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불거졌다. 자치구들은 지역 사정을 잘 아는 기초단체가 권한을 행사하면 서울시 심의에 드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자치구들은 14일 서울시구청장협의회 정기회의에서 개선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반면 서울시는 지연의 주된 원인이 구역 지정이 아닌 이후 인허가 과정에 있다며 반대한다.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정비구역 지정을 위한 도시계획위원회 평균 처리기간은 84일, 사업시행 통합심의는 32일이었다. 서울시는 두 심의에 걸리는 약 4개월이 전체 사업기간을 12년으로 볼 때 약 2.7%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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