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영등포구 소상공인들이 축제장에 판매부스를 차리지 않고도 디지털 주문을 통해 오프라인 축제에 참여했다. 매장 영업을 그대로 하면서 축제 방문객이라는 새로운 고객도 만난 것이다.
영등포소상공인연합회(회장 최진영)는 지난 10월 28일부터 29일까지 영등포공원에서 열린 '2026 서울 LOSO 페스티벌'에서 배달앱 '땡겨요'를 활용한 '영등포 디지털상권 부스'를 운영했다. 이 부스를 통해 지역 소상공인이 디지털 방식으로 축제에 참여하는 상권 연계 모델을 실제로 시험했다.
사업은 최진영 회장을 중심으로 추진됐다. 디지털 상권 구축은 강성오 코리아셀러스 협동조합 이사장이 총괄했다. 신한은행 땡겨요사업단도 지원에 나서면서 지역 소상공인과 민간 플랫폼이 손잡은 상생모델이 만들어졌다.
◆ 매장은 그대로, 주문은 축제장에서…8개 이상 업체 참여
이번 행사에는 쌈빠찹쌀닭강정과 맘스닭강정, 야!떡볶이다 등 땡겨요에 입점한 8개 이상 업체가 참여했다.
그동안 지역 축제나 프리마켓에 참여하려면 행사장에 판매부스를 직접 차려야 했다. 일할 사람을 구하고 시설을 설치하고 현장을 운영하는 일이 모두 부담이었다. 영세 소상공인은 매장 영업과 행사 참여를 함께 하기도 어려웠다.
이번에는 이 문제를 디지털 기술로 풀었다. 참여업체가 자기 매장에서 음식을 만들면 방문객이 전용 QR코드로 메뉴를 주문하고, 행사장 안에 마련된 픽업존에서 음식을 받는 방식이다. 업체는 매장을 비우지 않고 축제 수요를 잡았다. 방문객은 행사장에 입점하지 않은 영등포 음식점의 다양한 메뉴를 즐길 수 있었다.
축제장에 맞는 주문·배달 체계도 따로 만들었다. 땡겨요사업단의 지원으로 영등포공원 안에 행사 기간에만 운영하는 'LOSO 페스티벌 픽업존'을 설치했다. 방문객이 따로 검색하지 않아도 참여업체를 바로 찾을 수 있도록 QR코드 기반 전용 웹페이지도 제작했다. 방문객은 안내물의 QR코드를 찍어 업체를 확인한 뒤 땡겨요 앱에서 쿠폰을 적용해 주문했다. 축제장에서는 배달 위치를 찾거나 음식을 전달받기 어려울 수 있다. 이를 해결하려고 행사 전용 배달 라이더를 따로 운영했다. 그 결과 '주문 접수→매장 조리→전용 배달→현장 수령'으로 이어지는, 오프라인 행사에 특화된 디지털 판매 체계가 갖춰졌다.
◆ 할인쿠폰·대형스크린으로 공동 홍보…20여 업체 알려
판매를 늘리기 위한 공동 마케팅도 진행됐다. 신한은행은 5000원 할인쿠폰 200장을 지원했다. 연합회는 디지털 영등포 부스에서 QR코드 접속, 앱 설치, 쿠폰 사용, 주문, 음식 수령까지 이용 방법을 차례로 안내했다. 소상공인 한 곳이 혼자 하기 어려운 홍보와 고객 유치를 지역 단위로 함께 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참여업체들은 현장 판매 인력이나 시설 없이도 할인 행사와 홍보에 참여할 수 있었다.
현장 운영은 서울특별시소상공인연합회의 '2026년 서울 매력일자리 사업'으로 영등포구에 배치된 행정매니저 2명이 맡았다. 이경선 매니저는 땡겨요 홍보와 현장 운영을 총괄했다. 서수연 매니저는 방문객을 응대하고 디지털 주문 과정에서 생긴 문제를 빠르게 처리했다.
행사장 중앙무대의 대형스크린도 공동 홍보 창구가 됐다. 행사 기간 내내 연합회 회원업체 20곳 이상의 상호와 대표 메뉴가 화면에 소개됐다. 축제장에 부스를 내지 못한 소상공인도 방문객에게 자기 가게를 알릴 수 있었던 셈이다. 온라인 주문·배달과 현장 홍보를 묶은 온·오프라인 통합 마케팅의 가능성도 확인했다.
이번 실험은 판매 공간과 운영 인력이 부족한 소규모 축제나 프리마켓에서도 전용 주문 페이지와 픽업존만 있으면 지역 음식점이 더 많이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역할 분담도 분명했다. 연합회는 소상공인 참여를 모으고, 코리아셀러스 협동조합은 디지털 주문 체계를 설계하고, 땡겨요사업단은 플랫폼과 프로모션을 지원했다. 이번 운영 경험은 앞으로 지역 축제와 전통시장 행사, 상권 활성화 사업 등에 활용할 기초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주문·배달 실적과 이용자 만족도, 참여업체 성과를 분석해 보완하면 지역 상권과 디지털 플랫폼이 함께 크는 판로 확대 모델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