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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금고, 지역사회 문제 함께 떠안아야 하는 곳”
  • 정태기
  • 등록 2022-12-28 15:59:44
  • 수정 2022-12-28 16: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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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준영 대림동 새마을금고 이사장 (MG새마을금고 영등포구 이사장협의회 회장)


[주거경제신문=정태기 ]

서민들의 금융 생활 부담이 커져가는 ‘3고 시대’(고금리·고물가·고환율). 지역 서민들을 위한 금융기관의 역할이 요구되고 있다. 서민들과 가장 가까운 금융기관인 새마을금고가 최근 더욱 주목받는 이유다.

대림동 새마을금고는 지역 서민들과의 꾸준한 소통과 한 걸음 더 다가가려는 노력으로 모범적인 금고로 알려져 있다. 지역의 어려움에 함께하고, 지역 사회에 뿌리내려 여러 문제를 해결하는 사업에 앞장서 왔다. 이 같은 활동을 이끌어 온 대림동 새마을금고 허준영 이사장은 “사회의 문제들을 함께 짊어져야 한다”고 새마을금고의 방향을 제시한다.

허준영 이사장에게 이제까지 펼쳐 온 사업의 가치와 앞으로의 비전을 물었다.


■ 새마을금고는 태생부터 서민들을 위한 금융기관


- 금리가 오르면서 서민들의 부담이 큰데, 서민들을 위한 토종 금융기관으로서 새마을금고는 어떤 장점이 있나요?

“제1금융권이나 저희나 기준금리 적용이 되고 거기에 가상금리를 더해서 금리가 형성되는데, 새마을금고 같은 경우는 서민들을 위한 금융기관이다 보니 가능한 한 금리 인상 폭을 줄여서 서민들의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줄여드리려는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또 정책자금으로 근로자들이나 사업자등록이 된 자영업자들을 위한 대출이 있고요.”


- 대출 금리 인상으로 어려움을 겪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는 조언을 해주신다면

“별도의 상품을 추천하기보다는, 창구를 찾아서 상담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코픽스 연동 금리라고 해서 2~3개월마다 수신과 여신이 연동되어 금리가 올라가거든요. 그런 경우에 본인이 금융기관을 직접 찾아오셔서 수입이 늘었다거나 최근 연체가 없다거나 하는 상황을 설명하고, 개인 신용정보에 대한 가산을 따져보면 금리를 조정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은행마다 차이는 있지만 시도해 볼 만한 방법이죠.”


- 시중 은행과 비교해 새마을금고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한 이유가 있을까요

“자영업자나 서민들이라면 새마을금고가 이용하기가 더 좋을 것이라고 봅니다. 아무래도 처음 태동하게 된 배경부터가 서민들을 위한 금융기관이니까요. 비과세 혜택을 비롯해 여러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것이 새마을금고만의 장점입니다.”


- 대림동새마을금고는 특별히 지역 사회에서 여러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언론에 자주 나오는데요. 어떤 일들을 하고 있으십니까

“지역 사회에서 저희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번 수해 피해가 발생했을 때도 3000만원 지원을 했고,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어려워진 예술인들에게 1%대 저금리로 신용대출을 해드리기도 했습니다. 사실 저희로서는 출혈을 감수한 대출이었죠.그리고 현재 우리나라가 저출생 문제가 심각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저희가 지역 MOU를 맺어서 출생 아동들에게 무조건 30만원씩 지원을 해주는 방법으로 힘을 보테고 있습니다. 또 초등학생 경제 교육 차원에서 입학하는 학생들이 정기 적금을 가입하면 지난해 기준 9.9% 고금리를 주는 혜택도 마련을 했고요. 이 적금으로 꾸준히 저축을 하는 학생들은 일부 추려서 지역 장학사업으로 장학금도 주고 있습니다.”


- 새마을금고는 전통시장과 아주 밀접한 곳인데,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도 지원하는 활동이 있나요

“저희가 있는 대림1동·대림2동 지역에는 재래시장이 두 곳 있습니다. 이곳 분들에게 어떤 도움을 드릴 수 있을까 해서 의견을 들어보니까, 혼자 장사를 하시는 분들이 은행을 갈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부족하다는 걸 알게 됐어요. 시장에 자동화기기(ATM)를 설치하면 좋겠다고 하셔서 저희가 두 시장에 하나씩 설치를 했습니다. 시장에서 바로 현금을 뽑아 구매를 하는 손님들이 많아져서 좋다는 반응이 많았습니다.그 외에도 재래시장을 이용했다는 영수증을 가져오시면 상품을 드리는 행사도 하고, 이런 식으로 재래시장과 소통하며 노력하고 있습니다.”


- 이 같은 지원에 나서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우리 새마을금고가 돈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사회를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저는 항상 고민합니다. 처음에 규모가 작고 어려울 때에는 재정적인 안정이 우선이었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규모도 되고 영등포구에서 가장 우량한 금고가 됐으니 일정 부분 사회에 환원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이사장님 개인으로도 학교 앞 교통정리와 같은 봉사를 하고 계시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떤 계기로 시작하신 건가요

“저희 금고 앞에 횡단보도가 있습니다. 큰 사거리인데 약 50m 거리에 초등학교가 있고 100m 정도에 중학교가 있어요. 거기서 1년에 교통사고가 두세 건씩 났습니다. 그게 안타까워서 방법이 없을까 생각하다가 ‘나라도 나가서 교통 정리를 해주자’ 싶었죠. 제가 이사장에 당선된 2012년도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해오고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그 이후로는 그렇게 큰 사고가 안 났어요. 애들에게는 법규 교육 효과도 있고, 그 학부모님들이 저희 금고를 찾아주셔서 금고에도 도움이 되더군요.새마을금고의 잠재 위기는 기존 주고객분들이 대부분 고령자라는 점입니다. 그분들 이후에 새마을금고라는 이름을 지켜줄 고객이 있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젊은 분들을 끌어안고 소통해야겠죠. 이사장의 활동을 보고 학부모님들이 찾아주시는 것은 굉장히 큰 기대요소입니다. 물론 제 개인적으로도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 봉사를 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언젠가 연세가 많은 분이 고액을 예치하시겠다고 저희 금고를 찾아오셨던 적이 있어요. 그런데 그분이 사시는 지역이 저희 지역이 아니더라고요. 의아해서 어떻게 저희에게 오셨는지를 여쭤봤는데, 따님이 이쪽에 사신다고 하셨습니다. 그분에게 돈이 생겨서 명절에 상의를 하는데 그 따님이 ‘아빠, 이왕이면 대림동 새마을금고에 맡겨줘. 아침에 손녀딸 학교 갈 때마다 그 이사장님이 교통정리도 해주시고 어깨도 도닥여주고 하니까 우리도 거길 믿고 도와드리면 좋겠어’라고 했다는 거예요. 그런 게 보람이죠. 바라는 것 없이 열심히 하니까 이렇게 연결이 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고향이나 다름없는 대림동…조롱박 브랜드로 특화


- 지역에서 주민자치위원회 회장도 맡고 계신데, 바쁜 중에도 지역 사회에 이렇게 봉사하시기 어렵지 않으신가요?

“제가 고향은 충청북도 제천인데, 서울에 와서 이곳에 자리를 잡은 게 40년 넘었어요. 어찌 보면 여기가 제2의 고향이나 다름없죠. 여기에 혼자 와서 결혼하고 자녀들도 다 여기서 키웠으니까요. 지역에 애착을 가지고서 뭔가 해야겠다고 열심히 하다 보니까 새마을금고 이사장도 되고, 자치위원장도 맡고 자치회장도 하게 됐습니다.”


- 대림 주민의 대표기구로서 자치회의 대표적인 사업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어느 지역이든 특화된 브랜드 이미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처음부터 우리 지역이 가진 특징이 뭔가를 찾았는데, 이곳이 예전에 미나리꽝도 있고 과수원도 있던 곳이라는 데에서 착안을 했어요. 옛날 원두막 초가지붕 위에 조롱박이 열리던 그 향수 어린 풍경이 있잖아요. 그걸 떠올려서 우리 지역을 조롱박마을로 만들자고 했고, 이제는 서울시에서 ‘조롱박’이라고 하면 대림동이라고 알려질 만큼 브랜드화가 됐습니다.1년에 한 번씩 조롱박 축제도 열고, 공원에 조롱박 터널을 설치하고, 주빈센터 앞에는 조롱박이 열리게 해뒀습니다. 이렇게 스토리가 있는 지역, 스토리가 있는 새마을금고를 만들고자 노력해왔고 그 결과 지금은 여기가 조롱박마을이 되었습니다.”


- 사업을 기획하고 결정하는 과정은 어떻게 되나요.

“자치회에는 임원회의가 있고, 분과회의가 있습니다. 임원회의에서 어떤 안이 나오면 분과회의를 거쳐서 매월 정기회의에 의제를 내죠. 그 정기회의에서 선정을 하는데, 많은 의제가 나오면 주민투표를 해서 우선순위를 매기고 사업을 선정해 내년도 사업으로 진행을 합니다. 주민자치회로 전환을 하면 주민들이 자기 의사를 표현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되어 있는데 아직은 과도기라고 봅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주민들의 더 다양한 목소리를 들어야겠지요.”



- 지역과 함께하는 새마을금고로서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갖고 계신가요.

“금고를 단순히 돈만 예치하는 기관이 아닌, 사회에 뿌리내려 우리 사회와 함께하는 곳으로 만들어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사회가 안고 있는 숙제들, 예를 들어 노인 문제라거나 저출생 문제라거나 하는 부분들을 국가에만 넘길 게 아니라 우리가 함께 맡아야 한다는 것이죠. 만약 다른 동보다 복지가 좋다고 한다면 다른 지역에서 우리 대림동으로 찾아올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그런 것이 저의 바람입니다.저희가 2019년에 대림3동에 지점을 내면서 1층에는 지점이 있고 2층에는 주민들 힐링공간으로 허브족욕실이라는 걸 만들었어요. 주민들 반응이 아주 좋습니다. 이렇게 주민들과 밀접하게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어서 본점에서도 여러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또 내년 사업으로는 초등학교와 MOU를 맺어서 학생들이 AI 인공지능이나 메타버스와 같은 미래 산업에 대한 꿈을 키울 수 있는 교육을 지원하고자 합니다. 실제로 대림동 새마을금고와 신대림초등학교가 업무협약을 맺어서 드론교육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이런 분야에 관심을 갖고 한 발 앞서갈 수 있는 사업을 해보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할 일이 굉장히 많아요.”


- 끝으로 고금리 고물가 시대에 서민들을 위해 필요한 정책 조언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금리가 계속 오르면서 지금까지 나갔던 대출 이자에 서민들이 부담을 크게 느끼고 있습니다. 전에 부동산 규제 정책을 하면서 원금분할상환 방식으로 대출이 많이 나갔어요. 금리가 오르면서 원금과 이자를 함께 내려니 부담이 커졌죠. 이럴 때는 정책 당국에서 한시적으로라도 원금은 유예를 해주면 어떨까 하는 게 제 생각입니다. 우선은 이자만 내고, 사회적으로 안정이 되면 원금과 함께 받는 방법으로 가면 좋지 않을까 싶어요. 그러면 대출 받으신 분들의 숨통이 조금이나마 트일 것 같습니다.” 


jtk335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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