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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로 뛰며 쓴 ‘수출신화’…신기술 바닥재 발표 임박
  • 정태기
  • 등록 2023-11-20 16:48:15
  • 수정 2023-12-01 12:5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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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병도 웰마크㈜ 대표 "안티-박테리아 기술 개발"


[주거경제신문=정태기 ]

중남미와 아프리카는 아직 국내 기업들에겐 도전하기 망설여지는 시장이다. 인구 규모만큼 큰 시장인 것은 분명하지만 불안한 치안과 생소한 문화는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장벽이다. 중남미와 아프리카 시장을 주축으로 성장한 웰마크㈜가 수출기업의 ‘신화’로 불리는 배경이다.

웰마크㈜는 1999년 설립된 인조피혁 기업이다. 2000년 중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했고 중남미·아프리카·동남아 등에 적극적으로 수출 세일즈에 나서 한국을 대표하는 수출기업으로 성장했다.

정병도 웰마크㈜ 대표는 수출 성과에 관련해 “직접 만나는 대면 마케팅”을 강조했다. 수출 상대국의 문화를 이해하고 충분한 대화로 협상을 이끄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이 같은 방법으로 정병도 대표는 많은 수출 판로를 개척해 불안한 국제 정세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오늘날 급변하는 세계 경제 상황과 전쟁으로 인한 위험 요소들 속에서 정병도 대표의 경영 스토리는 기업인들이 좋은 조언으로 삼을 만하다.

정병도 대표에게 수출 기업인으로서의 노하우와 철학을 직접 들었다.


아프리카 카메룬을 방문한 정병도 대표 바이어 미팅을 마치고 기념 촬영을 했다

■ 수출국 관련 책 50권 이상 독서…문화 이해하고 관계 구축


- 세계적인 경제 흐름이 아주 복잡한데도 굳건하게 사업을 성장시킬 수 있던 배경은.

“24년 동안 100% 수출로 기업을 운영해 왔습니다. 생산기지가 한국이냐 중국이냐가 중요한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핵심 기술, 소프트웨어적인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게 중요하죠. 세계적인 흐름은 항상 주시하며 연구하고 있습니다. 리스크를 파악하고 그에 따른 보완책을 찾기 위해 여러 나라에 수출 네트워크를 마련했고요. 모든 기업들이 미국이나 선진국 시장으로 진출할 때 저희 회사는 아프리카와 중남미에 20년 넘게 투자했습니다. 그 결과 중남미에 33개국이 있고 아프리카에 53개국이 있는데 거의 다 저희 회사가 거래하고 있습니다. 장기적인 시장개척을 하지 않으면 이런 신흥시장은 공략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남들이 하지 않는 시장을 먼저 선점하는 것이 저희 회사의 강점입니다.” 


- 여러 나라와 거래를 하면 어떤 점에서 유리한가요.

“여러 국가에 수출을 하고 있다는 얘기는, 경기를 안 탄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아프리카의 어느 나라가 안 좋은 상황에서 중남미는 호황일 수 있는 거죠. 10여년 전에는 베네수엘라가 매우 여러웠지만 수출은 매우 호황이었고 지금 아르헨티나가 굉장히 어렵다고 하지만 중남미 수출을 하는 저희는 이 와중에 수출을 제일 많이 하고 있습니다. 수출시장에서 국가가 어렵다고 수출이 안 되는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시장을 만들기 나름이니까요.”


- 국제 무역은 아무래도 현지 문화 이해와 인적 네트워크 구축이 중요할 텐데요. 어떻게 관계를 구축하시는지요.

“딱 하나입니다. 가서 만나는 거죠. 직접 만나서 대화하고, 식사도 하고, 술도 한잔 하는 겁니다. 그리고 그 나라의 문화를 그 나라 사람들보다 더 많이 알아야 합니다. 저는 수출할 나라에 관한 다양한 분야의 책을 한 50권씩 읽어요. 그러면 거기 있는 사람들보다 더 많이 알게 됩니다. 비즈니스 매너나 사소한 문화적인 표현 등을 충분히 익힙니다. 제가 중남미를 돌아다닌 지 27~28년 정도 되었는데 사실 지금도 도착한 첫날은 어려울 때가 있어요. 환경에 대한 적응이 쉽지가 않기 때문입니다.”


- 해외를 다니다 보면 위험할 때도 있지 않습니까? 곤경에 처했던 경험이 있다면.

“중남미보다는 아프리카에 조금 위험한 나라들이 종종 있습니다. 불과 얼마 전에도 에티오피아에 다녀왔는데 종족간 분쟁이 있어서 군인들이 모든 거리에 사주 경계를 하고 있습니다. 검문을 계속 거치는데 비자나 기타 다른 서류 때문에 시비를 걸어와 구류에 처할 뻔한 적도 있고, 검문소마다 돈을 주고 통과하기도 했습니다. 아무래도 분쟁이 있는 나라에 가면 위험한 일들이 있죠.”


-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게 어렵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현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돌파구는 없겠습니까?

“중국에 100개 회사가 투자하면 10년 지나면 생존률이 15%도 안 될 겁니다. 20년 생존률은 한 6% 정도 되는 걸로 알고 있고요. 사실 중국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하는 경우가 많아서 그만큼 실패를 많이 한다고 봅니다. 중국에 가면 막연히 생산비가 싸다는 생각만 가지고 가는데, 중국에선 폐업도 어렵고 기업에 적용하는 법도 많아서 철저하게 준비해야 합니다.또 리더는 파워가 있어야 합니다. 외국 투자 기업의 대표가 중국어도 잘 하고 주변에 좋은 인맥을 형성하고 있으면 직원들도 회사의 규정을 잘 따릅니다. 물론 중국 사람들과 관계를 쌓기가 쉽지는 않죠. 특히 요즘엔 중국 정부가 부패 문제에 아주 강력하게 대응하기 때문에 기업인이 정부 관련 사람들과 만나기가 어렵긴 합니다.”


■ 신기술 바닥재 발표 임박…“국제 기준 공인 마쳐”


- 세계 시장에서 통하려면 기술력이 중요할 텐데요. 현재 개발 중인 기술이 있으신가요.

“지금까지 진행해 온 프로젝트가 있는데, 최근에 완료했습니다. 항균과 탈취 기능이 있는 바닥재인데, 박테리아나 병균을 한 시간 안에 없애고, 유해 가스를 없애주는 바닥재를 개발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집안에 담배 냄새나 악취를 잡는 효과도 있고요. 집에서 인체에 해를 끼치는 대표적인 병균들 네 가지가 있는데 그걸 죽이는 기능성을 갖춘 바닥재입니다. 과학자들과 함께 개발해서 기술로는 해외에서 라이선스를 받았고, 국제 기준으로 인증도 받은 상태입니다. 자세하게 발표하는 시점을 언제로 할지 고민 중입니다.”


- 굉장히 주목받을 만한 기술입니다. 언제쯤 구체적으로 발표하실 계획이신가요.

“아직까지 세계에서 어느 기업도 성공하지 못 한 제품입니다. 내년에 세계적인 전시회가 열리는데 그때까진 보안을 유지하려 합니다. 제가 듣기로는 국내 대기업도 이와 같은 제품을 개발하려 많은 노력을 하였지만 좋은 기능을 만드는 데에는 실패했다고 합니다. 저희도 4년 정도 투자하며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이제 결과가 나온 것입니다. 안티-박테리아 기술에 대한 요구는 계속 있었어요. 중국 기업이 박람회에서 발표를 한 적이 있는데 인체에 유해한 부분이 있어서 실패했어요. 저희는 다른 방법으로 접근해서 인체에 무해하다는 공인 인증을 받은 거죠. 알음알음 바이어들은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2018년 러시아 종합박람회 참가한 바이어와 시장개척 전모를 의논하고 있다

- 급변하는 시장 상황이나 전쟁 이슈들 속에서 우리 기업들은 어떤 자세로 해외 시장에 접근해야 할까요. 

“최근에 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킨 이슈를 꼽자면 코로나 팬데믹이겠죠. 팬데믹 상황이 되면서 수출 시장에선 동남아 쪽이 굉장히 어려워졌어요. 저도 동남아 쪽 포트폴리오가 10%대였는데 완전히 날아갔습니다. 동남아의 많은 기업들이 죽어나갔어요. 그러나 저희는 많은 국가를 상대하기 때문에 위험을 분산시킬 수 있었죠.최근 전쟁 상황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이템에 따라 전쟁이 어떻게 작용할지 다르긴 하겠지만 분쟁 지역에서의 전쟁은 항상 대비를 해야 합니다. 세계의 오랜 역사 속에서 종교 갈등은 계속 상존하지 않습니까. 만약 중동에 시장이 있다면 전쟁에 의해 소비가 줄어드는 상황을 염두에 두고 수출 포트폴리오를 철저하게 구성해야 합니다.”


- 유럽 시장 진출은 어떻게 보십니까.

“정책적으로 유럽 시장에는 핸디캡이 있어요. 또 유럽은 계산을 해보면 수요가 적은 편입니다. 요즘은 인터넷으로 시장 통계를 다 볼 수가 있는데 유럽은 경제성이 떨어져서 제가 포기했습니다. 결국 사업은 돈이 되어야 하는 것이니까요.”


- 앞으로 꼭 추진하고 싶은 사업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으신가요.

“제가 아프리카를 많이 다니면서 보면, 그곳에 먹을 것이 없어 죽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제가 금전적으로 후원하기도 하지만 더 근본적인 개혁을 돕고 싶어요. 그래서 아프리카 기근 해결을 위해 현지 농업에 계속 투자하고 있습니다. 현지 생산력을 높여서 15~20%만 증산을 해도 50만 명, 100만 명을 살릴 수 있습니다. 우선은 1만 헥타르 정도에서 현지인들을 고용해서 시험도 해보고, 농작물이 잘 되면 수출도 해 주고, 사업화 교육도 하면 더 근본적인 기근 해결 방법을 마련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저도 농사꾼의 아들이라 어려서부터 농사를 지었거든요. 아프리카는 땅도 넓고 노동력도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전문가들과 테스트를 하면서 아이디어를 적용해 나가면 좋은 결과가 나오리라 생각합니다.”


- 끝으로 평소의 신념 또는 삶의 철학이 있다면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저는 늘 한 가지를 말합니다. ‘적선지가 필유여경’(積善之家 必有餘慶)이란 말입니다. 선을 베풀면 반드시 좋은 일이 있다는 뜻이죠. 기업에도 그렇고, 형제들 사이에서도 그렇습니다. 서로 도우며 좋은 일을 꼭 하고 살자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습니다.”


정태기 기자 jtk335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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