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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인 대변 단체로서 농가 위해 최선 다할 것”
  • 정태기
  • 등록 2023-06-22 16:2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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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한돈협회 손세희 회장 인터뷰


[주거경제신문=정태기 ]

돼지고기는 한국인들의 주요 단백질원인 만큼 돼지고기를 생산하는 축산업은 국민들의 관심이 많은 쏠리는 분야다. 할당 관세, 축산자조금법 개정 등 최근 이슈가 많은 것도 그만큼 국민들의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방증일 것이다.

그러나 축산농가는 현재 사룟값 인상과 전기요금 인상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이 현실이다. 근시안적인 규제보다 현실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책과 중장기 계획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돈 농가를 대변하는 대한한돈협회 손세희 회장으로부터 협회의 입장과 활동에 대해 들었다.


- 대한한돈협회에서 축산인 권익 신장을 위해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사업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그중 가장 중점이라고 한다면 규제 일변도인 정부 정책에 대해 농가 이익을 대변하는 것이죠. 아무래도 정부를 상대하는 일이니 쉽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저희 협회의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 최근에도 구제역 이슈가 있었고, 돼지와 관련해서는 방역에 대해 국민들의 관심이 높습니다. 협회에서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저희 자체적인 대책이라기보다는 정부의 백신 정책 프로그램에 맞게끔 열심히 하고 있죠. 농가들도 재산을 자기가 지켜야 하기 때문에 충실하게 따르고 있습니다. 이번에 충주에서 발생한 구제역 같은 경우는 돼지에서 나온 게 아니라 소와 염소에서 나왔지만 우리 한돈농가들은 방역수칙을 철저히 한번 더 되짚어보며 내 농장은 내가 지킨다는 생각으로 이번 이슈를 대응해왔습니다. 그만큼 농가들이 열심히 백신 정책에 따르며 대비하고 있습니다.”


- 한돈 브랜드로 다양한 가공육들도 나오는데, 수익사업으로 진행되는 건가요.

“저희 협회는 수익사업 단체가 아닙니다. 농가를 대변하는 것이 기준이기 때문에 수익사업을 별도로 추진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비영리단체이기 때문에 얼마 안 되는 회비 가지고 협회를 운영하다 보니까 애로사항이 많죠. 저희는 농가를 대변하고, 제도와 교육 관련 사업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 한돈 소비 촉진을 위해 펼치는 활동들은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삼겹살을 먹는 이벤트 데이인 ‘삼삼데이’(3월 3일)가 있고요. 그리고 한돈 인증 업체를 표시하고, 식당들 할인 행사를 펼치는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우리 한돈의 우수성을 소비자들에게 알려서 수입육과의 차별성을 밝히는 데에 노력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 한돈과 수입육의 차별성을 말씀해주셨는데, 어떤 부분에서 가장 큰 차이가 있을까요.

“수입육은 냉동을 해서 유통됩니다. 삶거나 하면 고기가 뻣뻣하고 냄새가 나서 맛이 없죠. 수육을 삶으면 확연히 차이가 납니다. 국내산 한돈은 신선한 고기로 냉장육 유통을 하기 때문에 차이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일반 업체에서 팔고 있는 것들은 국내산 한돈으로는 가격이 안 맞기 때문에 거의 못 쓰고 있지만 가정에서 수육을 해서 먹으면 맛이 다르죠. 부드럽고 식감도 좋고요.”



■ 근시안적 정책보다 근본적인 대책 필요


- 사룟값 인상이나 전기요금 인상, 소비 감소까지 3중고로 농가들의 어려움이 크다는 얘기가 많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할당 관세가 추진되면서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셨는데요. 이에 대해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돈육 생산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게 생산비와 방역 비용이라고 봐야 합니다. 사룟값 같은 경우도 국제 정세가 불안해지면서 옥수수 가격이 몇백 퍼센트 뛰고 그랬기 때문에 굉장히 어려운 것이 사실이죠. 이 부분도 정부 정책에서 현실적으로 반영이 되면 좋겠는데 아직 농가들이 받아들일 만한 대책은 나오지 않고 있어요.농가 입장에서 가격으로 보장을 받으면 되는데, 가격으로 보상을 받으면 물가에 영향을 미치게 되죠. 이런 배경에서 할당관세가 추진되는 것인데, 이 부분은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저희 농가들은 적자 나면서, 마음고생 하면서 돼지를 키우는데 이 상황에서 가격이 조금 인상됐다는 이유로 실제 소비자에게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하면서 저희 농가들에게 피해만 줄 뿐인 무차별 수입 정책은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봐요. 일단 자국민과 자국 산업부터 보호를 한다는 전제로 정책을 결정해야 하는데 그런 건 없이 그냥 언 발에 오줌 누는 해결법으로 할당을 하겠다고 하니 답답합니다.”


- 한돈도 현재 수출을 하고 있지 않나요?

“중국이나 홍콩 쪽으로 일부 수출을 하고는 있습니다만, 지금 자급률이 70% 초반대인 만큼 수출에 대해선 큰 비중이 없다고 봐야겠죠. 전지나 후지 같은 부위로 수출을 조금 하지만 생색내는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수출 확대를 하려고 준비는 다방면으로 하고 있습니다.”


- 환경부에서 추진하는 바이오가스 정책은 어떤가요. 실효성이 있는지요.

“바이오가스를 환경부에서 일정 규모 이상으로 의무화 한다고 하는데, 솔직히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축산 농가들이 국민들에게 양질의 단백질을 제공하고자 돼지를 키우는 거지 가스를 생산하려고 하는 게 아니잖아요. 문제는 뭐냐면, 지금도 인건비나 제반 비용이 올라서 돼지만 키우기도 힘든데 농가에게 가스까지 생산하라고 하는 건 지나친 생각이라는 겁니다.실제로 가스가 나오기는 나옵니다. 그런데 그 자체로 해서는 투자 대비 수익이 되지 않아요. 유지비도 안 나옵니다. 그걸 하려면 사람도 들어가야하고, 기계 장비가 굉장히 많이 들어가거든요. 그 유지보수만 해도 계산이 안 나옵니다. 심지어 생산하지 않으면 과태료를 먹이기까지 합니다. 거기에 쏟는 비용 때문에 농가가 망할 수도 있어요. 우리 산업이 망한다는 거죠.”


- 농가의 현실을 모르는 정책 추진이라는 말씀이시군요.

“저희는 반드시 반대할 겁니다. 충돌이 예상되지만 이건 너무나 말이 안 되는 겁니다. 기존 바이오가스 만드는 곳들도 축산 폐수만 가지고는 운영도 안 돼요. 그래서 거기에 음식물 폐기물이 들어가야 하는데, 음식물 쓰레기를 대줄 수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이 상태에서 의무화 하겠다는 건 환경부에서 손 안 대고 코 풀려는 시도밖에 안 됩니다. 자기들이 해야 할 역할을 농가에 전가하는 거죠.지금은 돼지고기 생산하기에도 어려운데 그런 이상한 정책을 추진하는 게 정말 이해가 안 됩니다. 정부에서 하고 싶다면 직접 운영해보라고 하고 싶어요. 저희가 축산 폐기물은 얼마든지 줄 테니까 직접 해보라고요.”


냄새 저감 결의대회

- 한돈 산업 발전을 위해 ICT 스마트팜 보급을 확대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런 시설에 대해 농가에 어떤 혜택이 지원되고 있나요.

“스마트 장비, ICT 설비를 도입하는 것은 생산성을 높이려 하는 것입니다. 농가 분야마다 다르기 때문에 제가 큰 틀에서 말씀드리기에는 어려운 부분입니다. 다만 스마트 축산이나 ICT 기술을 접목하려는 것은 어떤 혜택보다는 작업 편의성이나 생산성을 높이려는 시도라고 보시면 됩니다.사실 스마트팜 확대는 크게 보면 탄소 중립이나 냄새 저감과 같은 환경 문제와도 맞닿아 있어요. 거기에 포커스를 맞추면 되는데 이 부분에서도 솔직히 정부는 지원을 안 하고 있어요. 중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정부가 유도해 나간다면 네 마리, 다섯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데 그런 건 안 하고 규제만 만들고 있으니까 답답한 거죠.”


- 축산자조금에 대해 자율성을 더 보장하는 것을 골자로 축산자조금법 일부 개정안이 발의가 됐는데, 이에 대해선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지금은 정부가 그걸 준조세라고 해서 매칭 펀드가 일부 들어가기 때문에 다 통제하려고 하거든요. 우리 돼지 같은 경우에는 약 200억 원을 농가에서 걷고 약 50억 정도를 정부가 발을 담그는 정도인데 그걸로 정부 마음대로 하려고 그래요. 연말에 사업계획서가 나오면 정부에서 승인을 하는 구조인데, 이게 4월이나 5월 돼서 승인하고 하면 추진을 할 수가 없죠. 자조금이라는 건 분명히 농가에서 농가의 권익을 위해 소비 홍보나 이런 부분에 쓰려는 건데 정부가 멋대로 하려 하는 건 잘못됐다고 봐요.그런 부분에서 저희는 농가가 자율적으로, 효과적으로 사업을 추진해서 산업에 득이 되는 쪽으로 가려고 하는 것이죠. 이런 배경으로 법 발의가 진행된 겁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막 쓴다는 것도 아니고, 정부는 거기서 자조금이 올바르게 쓰여지는 지 관리 감독만 하면 되는 거니까요.”


- 일선 축산인으로서 축산 행정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정책적으로 규제만 많이 만들고 있는데, 규제가 아니라 육성 정책이나 중장기 발전 계획을 갖고 정책이 추진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규제만으로는 우리 농업 산업뿐만 아니라 다른 산업들도 역동성이 떨어지고 황폐화될 거예요.청년 농업 육성 얘기를 많이 하는데, 밑그림이 없는 상태에서 막연히 사탕발림 같은 정책만으로 활성화가 되는 게 아니거든요. 기본적으로 농촌에 와서 먹고 살게 해줄 수 있는 계획이 있어야죠. 솔직히 FTA 되면서, 차 한 대 더 팔고 반도체 수출에는 크게 도움이 됐을지 몰라도 농업농촌이 피해를 본 것은 사실이잖아요. 더욱이 돼지고기 같은 경우엔 거의 모든 나라에 걸쳐 무관세 수입이 된 상태라 무한경쟁에 내몰렸어요. 식량안보 차원이라도 축산에 대한 진흥책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끝으로, 한돈인과 농업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협회 회장으로서 우리 산업이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농촌의 리더 역할을 하게끔 만드는 게 저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젊은이들도 농업이 힘들지만 잘만 하면 어떤 분야보다 성취감이나 만족도를 많이 느낄 수 있으니까 도전해 보길 권하고요, 축산인들께는 많이 힘드시겠지만 조금이라도 더 좋은 세상을 만들려 협회가 노력하고 있으니 응원해주십사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정태기 기자 jtk335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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