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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쌀 수출은 시작…해외시장 더 찾겠다”
  • 정태기
  • 등록 2023-03-02 17:4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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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천 대월농협 지인구 조합장

지인구 대월농협 조합장이 임금님표 이천 쌀 수출기념 인사말을 하고 있다.

[주거경제신문=정태기 ]

경기도 이천시의 대표 농특산물인 ‘임금님표 이천쌀’이 지난 1월 미국 수출길에 올랐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미국 수출 성과를 이룬 것이다. 수출 물량은 지난해와 동일한 19톤이었다. 지난해 미국 동부지역 H마트에 수출한 결과 현지 소비자들의 호평을 받아 추가 수출이 성사됐다.

이를 알리는 수출 기념식은 대월농협 RPC에서 열렸다. 대월농협은 쌀 수출을 비롯해 이천시 농가 혁신을 이끌고 있는 선두주자다. 대월농협 지인구 조합장은 “해외 판로 개척을 위해 해외 어디든 사비로 비행기를 타고 가겠다”고 할 정도로 유통망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쌀 가격 하락 풍파 속에서 미국 수출로 활로를 찾은 지인구 조합장으로부터 앞으로의 계획과 지역 농협의 역할을 들었다.


- 이천은 명실공히 명품 쌀의 고장인데, 현재 이천 쌀 판매 실태는 어떻습니까.

“과거에는 쌀이 귀하고 부족했던 시절이 있었죠. 지금은 1인 가구가 증가하고 먹을거리가 다양해지면서 쌀 소비량이 줄어든 것이 사실입니다. 쌀 소비가 감소함에 따라 공급 과잉 문제는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우리 임금님표 이천쌀이라는 브랜드는 전국 최고의 가치를 가지고 있고 명성이 자자하지만, 그래도 공급 과잉 현상에는 맥을 못 추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죠.”


- 그와 같은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하고 계신가요.

“지난해 과정부터 설명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다행히 지난해에는 김경희 이천시장님이 취임 직후부터 과감하게 결단을 내려주셨습니다. 쌀 소비 진작책으로 이천시 관내 식당에서 이천 임금님표 쌀을 구매할 때에는 농협에서 싸게 팔고, 싸게 판매한 만큼의 보전액을 시에서 파격적으로 5억 원 지원해 주셨어요. 그때 당시에 농협마다 벼 재고가 산더미처럼 쌓였었는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시장님이 그렇게 나섰으니 저 또한 1500분 넘는 조합원께서 믿어주시는 책임자로서 가만히 있을 순 없었지요. 고민 끝에 1억 원을 대출을 받아 쌀을 사서 전부 기부했습니다. 먼저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니까 조합원들께서 함께 협심하여 전부 팔아냈습니다.문제는 이러한 쌀 공급 과잉 상황이 일회성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계속 반복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멀리 보고 대안을 찾아야 합니다.”


- 지난해에 이어 이번 임금님표 이천쌀 미국 수출도 그러한 대안 중 하나로 볼 수 있겠군요.

“그렇습니다. 대원농협에서 고민하고 있던 차에 시장님께서 해외 시장을 통해 돌파구를 찾아보자고 결단을 내리고 수출 의향이 있는 농협이 있는지 신청을 받았습니다. 공문을 받고 저희는 참 기뻤죠. 수출을 꼭 성사시켜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가능성을 찾아서 전 세계 시장으로 뛰어야 하는 때이니까요. 우리가 앞으로는 미국 수출을 시작으로 해서 적극적으로 대월농협에서 쌀 수출에 관련한 생산 단지를 조성하고, 대한민국 최고의 쌀 브랜드인 임금님표 이천쌀로 승부를 걸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앞으로는 전 세계를 상대로 가장 가능성이 높은, 한인 교포가 많은 곳들을 제 사비로 직접 비행기를 타고 다니면서 세일즈맨이 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습니다.”


- 직접 나서서 활로를 찾겠다는 의지가 굉장히 강하신데, 이렇게 하시는 이유가 있으신가요?

“저 자체는 아무것도 아닐 수 있습니다. 고민도 많이 했어요. 1억 원을 대출받을 때 주변에선 ‘그렇게 무리하지 말고, 1000~2000만 원 정도만 내라’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상황이 어찌됐든 쌀을 그렇게 많이 못 팔고, 농가가 어려워지는 단계까지 갔을 땐 전적으로 모든 게 내 책임이라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제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용서를 비는 마음, 제가 무능해서 죄송하다는 마음뿐입니다.”


- 수출을 성공적으로 시작하셨는데, 이 다음 계획은 어떻게 가지고 계십니까.

“쌀 수출로도 활로를 찾겠지만, 동시에 거기에만 치우치지 않고 논콩을 적극적으로 권장해 나락 계획입니다. 이천시에서는 최초로 논콩을 권장해 예산도 세워서 도구도 마련하고 약 9700만 원 재원도 마련했습니다. 논콩을 확대 재배해서 수급 균형을 맞추겠다는 계획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연 5200톤 정도를 생산한다면, 1200톤을 콩을 심어서 쌀을 4000톤 생산해 제값을 받고 논콩 심는 데에는 2모작으로 농가 소득을 올려줄 수 있도록 하는 겁니다. 이를 위한 기반 시설을 다 준비했고, 기계회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드론으로 방재도 해주고, 콤바인으로 농협에서 농작업 요원이 타작도 해주고요. 종합 정산해서 콩 판매까지 해서 입금까지 진행하도록 하는 겁니다. ‘농협만 믿고 따라오십시오’라고 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만약 논콩을 심고 2모작으로 감자 심고 했을 때 얻어지는 소득이 적다면 그걸 어떻게 보전할지에 대한 고민도 하고 있어요. 결국 쌀 생산 수급 균형을 맞추려면 타작물, 전략작물로 콩을 많이 심어야 합니다.물론 시에서 예산으로 뒷받침도 해줘야 하고, 시의회에서 조례 제정을 해서 타작물 재배 지원 조례 같은 것도 만들어야 하겠죠. 급변하는 세상에 맞춰 바꿀 것은 바꿔야 하고, 저는 이 방향이 맞다고 봅니다.”


- 대월농협이 이천 농가의 변화를 이끄는 중심축이 되겠군요.

“이천시 종합 발전 5개년 계획에 전략 작물이 감자·콩·밀이에요. 그래서 감자와 콩을 가장 많이, 적극적으로 재배에 나서는 대월농협이 선두를 달리는 겁니다. 이 식량 종합 발전 계획 5개년 계획이 정부의 최종 승인을 받았는데, 어디서 그걸 참고하겠습니까. 열심히 하겠다고 나선 저희 대월농협으로 올 수밖에 없지 않겠어요? 쌀 생산 조정제를 추진해서 저희가 논콩 재배에 올해 3만 평 정도 신청을 받았는데, 전통적으로 쌀에 치중해 온 이천에서 논콩을 심겠다고 논의된 것 자체가 파격적인 것입니다. 시작은 크지 않지만 앞으로 논콩 생산단지 조성 사업에 저희가 신청을 할 것이고, 거기에 선정이 되면 5억 원 정도의 무상 지원자금을 받습니다. 그 자금으로 필요한 농기계를 또 구입하고, 그렇게 재배가 더 늘어나면 논콩 다각화 사업 신청을 해서 선정되면 50억 원 정부 자금을 지원 받습니다. 그러면 저희는 가공 공장을 지을 꿈을 갖고 있습니다.”


- 생산 조정을 하면 이천 쌀의 가치도 높아지게 되는 건가요?

“생산 조정을 통해 쌀값을 할인해서 판다거나 쌀 판매를 위해 전전긍긍 하는 사태를 원천적으로 예방하려는 겁니다. 또 포장재도 새롭게 하고, 소포장 경량화를 시도해 100g, 500g 단위로도 판매하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디자인 개선도 시도하려 합니다. 이 같은 시도로 단순한 먹거리가 아닌 가치가 있는 상품으로 만들어 갈 것입니다.”


대월농협 RPC에서 진행된 기념식에서 김경희 이천시장을 비롯 내외빈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비대면 유통 확대…해외시장 고려한 유통 전략 계획


- 농민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 아무래도 유통이 아닐까 싶습니다. 유통 전략은 어떻게 가지고 계신가요.

“제대로 판매 대안을 갖춰 보려 합니다. 지금도 인터넷 쇼핑몰을 만들었고, 네이버 스토어도 활용하는 등 적극적으로 비대면 거래를 활성화하고 있습니다. 중앙회의 지원을 끌어내서 라이브 커머스 생방송도 시도할 계획도 있고, 2월에는 NS홈쇼핑에도 출시를 해서 1만 포 정도를 판매하려 합니다. 이처럼 다양한 시도를 통해 쌀 판매 걱정은 없도록 하고자 합니다.”


- 2년 연속 미국 수출 길을 여셨습니다. 앞으로 해외 수출 전망은 어떻게 보십니까.

“아주 좋은 성과였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해외 시장에 관련해서는 일개 조합장의 단편적인 지식만으로 추진하기는 무리이고, 이천시청 농정과에 농산문 판매팀을 신설하고 농협과 시청이 손을 맞잡고 체계적으로 추진해야 합니다. 예산이 뒷받침되고, 시의회에서 해외시장 개척에 관한 지원 조례 같은 것도 만들어서 조직적으로 해 나가야 한다고 봅니다. 농협도 물론 할 역할이 많습니다. 기본적으로 수출용 생산단지 조성을 하고, 기능성 쌀 재배를 하고, 할랄 인증까지도 고민을 해야 합니다. 또 포장도 임금님표 이천쌀이라는 고유 브랜드를 쓰면서도 영어로 생산 이력 같은 정보도 표기해야 할 것이고요.코트라와 연계해서 해외 시장 마케팅 전문가의 조력도 받으면서 적극적으로 시장을 넓혀간다면 분명히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 끝으로, 조합원들에게 드리고 싶은 한마디 부탁합니다.

“저는 여러분의 머슴입니다. 54년 전에 아주 어려웠던 때에 어르신들이 농협을 세워주신 그 정신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늘 감사드립니다. 어렵고 힘든 때일수록 우리 조합원들이 단합하고 뭉쳐서 ‘내 농협’을 사랑해 주시고 이용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저희도 초심을 잃지 않고 확실하게 여러분 은혜를 잊지 않고 정말 농협다운 농협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jtk335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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