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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금고의 기본 정신으로 완전히 혁신해야”
  • 정태기
  • 등록 2023-12-01 12:50:15
  • 수정 2023-12-27 18:3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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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용화식 송정군자 새마을금고 이사장

용화식 송정군자 새마을금고 이사장

[주거경제신문=정태기 ]

새마을금고가 거센 바람을 맞고 있다. 지난 8월 임직원 비리 혐의로 박차훈 중앙회장을 비롯해 42명이 기소됐고, 기소로 인해 직무가 정지된 박 회장은 10월 사임했다. 지난 7월에는 새마을금고를 둘러싼 불안감이 커지면서 뱅크런(대규모 현금 인출) 사태가 일어나기도 했다.

용화식 송정군자 새마을금고 이사장은 거센 바람을 맞으며 흔들리는 새마을금고의 모습에 아타까움을 표했다. 용화식 이사장은 1979년에 직원으로 입사해 40년 넘도록 새마을금고를 지켜왔다. 평생을 몸담은 새마을금고의 회복을 바라는 그는 “완전한 혁신,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새마을금고의 기본 정신으로 돌아가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며 ‘기본’을 강조했다. 그가 말하는 혁신과 기본이란 무엇일까. 용화식 이사장에게 직접 들었다.


■ 개혁 이끌 참신한 인물 필요


- 새마을금고를 둘러싼 뉴스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상황을 어떻게 보고 계신가요.

“새마을금고 창립 이래 올해처럼 창피한 적이 없었습니다. 지금 많은 우려를 산 뱅크런 사태에, 박차훈 중앙회장의 비리, 그리고 그와 관련된 41명이 기소됐으니 정말 심각한 상태죠.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던 새마을금고가 이제 완전히 외면받게 됐어요. 완전히 새롭게 시작하는 새마을금고로 거듭나야 합니다.”


- 국민들도 새마을금고 관련 상황들에 관심이 많을 텐데요. 어떻게 수습되고 있습니까.

“우선 지난 10월 27일에 박차훈 회장이 사임을 했습니다. 지금은 김인 부회장이 회장직 직무대행을 맡고 있고, 오는 12월 21일에 보궐선거가 치러집니다. 선거를 앞두고 있으니까 벌써부터 선거전이 붙고 있어요. 참신한 사람이 나타나서 이끌어야 할 텐데 참 안타깝습니다. 현재 외부에서 혁신위원 12분이 들어와서 혁신안을 발표했는데, 그중 4분만이 중앙회 이사입니다. 새마을금고를 전혀 모르는 분들이 상당수 들어오셔서 이렇게 좌지우지하고 있으니 얼마나 창피한 일입니까.”


- 이번 보궐선거가 새마을금고 역사상 첫 직선제 선거인 만큼 선거전이 뜨거울 것 같습니다.

“원래 공식적인 선거운동 기간은 12월 8일부터 20일까지인데 벌써 공방이 오가는 모양새입니다. 현재 회장직 직무대행으로 조직 안정과 사태 수습에 집중해야 하는 김인 부회장이 출마 의사를 밝혀서 이와 관련된 비판들이 나오고 있죠. 출사표를 낸 또 다른 분은 대구 기반의 김현수 중앙회 이사인데, 그분도 일찍 출마 의사를 밝히다 보니까 여러 가지 문제로 견제를 받고 있습니다. 새마을금고를 사랑하고 아끼는 입장에서는 서로 상처를 내는 모습들이 안타깝다는 마음뿐입니다.”


- ‘안타깝다’는 표현에서 새마을금고에 대한 애정이 느껴집니다.

“저는 새마을금고 초창기부터 40년 넘게 일해 온 사람입니다. 평생을 새마을금고에 몸담았습니다. 직원으로 시작해서 이사장이 됐고요. 새마을금고 조직상 노조가 있을 수는 없지만, 그와 유사한 전국 실무책임자 협의회를 제가 만들었습니다. 당시 중앙회로부터 협의회를 인정받아서 제가 약 10년 동안 회장을 맡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중앙회에서 쓴소리를 도맡아서 하는 사람이 됐죠. 이번 박 전 회장 문제가 있을 때도 앞장서서 탄핵을 얘기하기도 했습니다.”


- 보궐선거로 선출되는 신임 회장은 어떤 인물이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지금은 혁신과 쇄신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나와야 합니다. 지금은 상당히 어려운 위기 상황이니까 정말 개혁을 주도할 수 있는 사람이 등장해야 해요. 인적 쇄신이 필요합니다. 새마을금고의 제도가 잘못돼서 지금의 위기가 닥친 게 아니에요. 제도적 혁신이 아니라 인적 쇄신을 해야 할 때입니다. 능력 있는 직원들을 등용하고, 협동조직으로서 새마을 정신을 다시 일으키는 데 초석을 놓는 회장이라야 합니다. 외부 혁신위원들이 일반 금융권을 기준으로 혁신안을 냈는데, 새마을금고 정신은 일반 금융기관과 다릅니다. 상부상조의 정신으로 새마을금고만의 특성을 살리는 혁신이 돼야 하는데 지금의 안은 현실에 맞지 않아요. 제가 평생을 몸담은 새마을금고가 제대로 거듭나는 걸 보고 물러나고 싶은 게 제 바람입니다.”


■ 새마을금고의 기본 정신으로 돌아가자


- 새마을금고는 지역민들의 동반자 아닙니까. 새마을금고가 지역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각 지역에 따라 다 다를 것입니다. 공통적인 게 있다면, 새마을금고는 ‘흙냄새’를 맡는 사람들이 많이 이용해요. 다시 말하면 공중에 떠 있는 아파트 세대, 즉 젊은 세대들은 잘 이용을 안 하고 어르신들이 더 많이 이용하죠. 어르신들이 오시면 젊은이들 1분이면 끝날 업무가 창구에서 10분씩 걸리기도 합니다. 하나하나 다 안내해 드리고, 마트까지 나가서 업무를 볼 때도 있고요. 이렇게 밀착해서 업무를 하는 만큼 신뢰도의 50%는 인적 구성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달라져요. 그래서 주민들과 더 가까워지고자 수익이 나면 불우이웃돕기라든지 경로잔치라든지 지역 환원 사업을 하잖아요. 우리가 운영을 하는 데 필요한 만큼만 빼고 다 지역을 위해 환원 사업을 합니다. 토속 금융기관으로서의 기본, 상부상조의 정신을 실천하는 겁니다. 지금 그 근간이 자꾸 비뚤어지는 것 같은데, 원래의 그 정신을 되찾아야 합니다.시중 은행은 영업이 안 되거나 하면 떠나버리지만 우리 새마을금고는 죽으나 사나 지역에서 지역 주민들과 함께하는 곳입니다.”


- 젊은이들 중에는 시중 대형 은행들과 비교해서 신뢰도가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경향도 있는 것 같습니다.

“새마을금고는 IMF 때도 공적자금을 안 받았어요. 지금도 얼마든지 자금이 넉넉해서 뱅크론 사태에도 탈 없이 다 지나왔잖아요. 정말 안심하고 거래할 수 있는 금융기관이 바로 새마을금고라고 생각합니다. 또 전국에 가장 많은 곳이 새마을금고예요. 전국 곳곳에 창구가 있지만 동시에 디지털 시대에 맞춰 온라인도 시중 은행과 다름없이 갖추고 있습니다. 제가 79년에 입사해서 40년 넘게 새마을금고에서 일하고 있는데 그 평생의 명예를 걸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새마을금고처럼 안전한 곳은 없습니다.”


- 금융당국에 건의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정말 그분들이 새마을금고의 기본, 새마을금고법 제1조를 한번 읽어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새마을금고법 제1조(목적) : 이 법은 국민의 자주적인 협동 조직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고유의 상부상조 정신에 입각하여 자금의 조성과 이용, 회원의 경제적·사회적·문화적 지위의 향상, 지역사회 개발을 통한 건전한 국민정신의 함양과 국가경제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상부상조 협동 정신으로 지역을 위한 판단을 하고 일하는 것인데, 마치 새마을금고도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일반 금융기관처럼 똑같이 취급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 끝으로, 새마을금고를 이용하고, 또 지켜보는 고객분들께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올해 여러 풍파가 있었지만 이를 거울 삼아서 새롭게 발돋움하는 새마을금고를 한번 잘 지켜봐주시고, 또 많이 응원해주시길 바랄 뿐입니다. 새마을금고의 기본 정신을 회복하면 됩니다. 그러려면 새로운 회장의 마음가짐이 중요할 것입니다.”


정태기 기자 jtk335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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